리스크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판단했다면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어떤 리스크는 피해야 하고, 어떤 리스크는 발생 가능성이나 영향을 낮춰야 한다. 다른 주체와 일부 위험을 나눌 수도 있으며, 현재의 리스크를 그대로 감수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리스크 대응의 목적은 모든 위험을 가능한 한 낮추는 데 있지 않다. 기업의 목표와 위험수준, 대응에 필요한 비용과 효과를 고려하여 적절한 대응방안을 선택하고 실제로 실행하는 데 있다.
리스크 대응의 기본 선택
기업은 리스크에 여러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첫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 특정 사업이나 활동을 하지 않거나 중단함으로써 위험의 원인을 없애는 방법이다.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위험이 존재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둘째,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통제를 강화하여 발생 가능성을 낮추거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영향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셋째, 리스크를 다른 주체와 공유할 수 있다. 보험을 활용하거나 계약을 통해 일부 책임을 배분할 수 있으며, 다른 기업이나 전문업체와 위험을 나눌 수도 있다. 그러나 위험을 공유한다고 해서 기업에 미치는 사업상의 영향과 모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넷째, 리스크를 수용할 수 있다. 현재의 위험수준이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고 추가 대응에 필요한 비용과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면 현재의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어느 하나의 대응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리스크의 성격과 기업의 목표, 감수 가능한 수준을 고려하여 적절한 대응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대응방안의 비용과 효과를 비교한다
리스크를 줄이는 데에도 자원이 필요하다. 추가 인력을 배치하거나 새로운 시스템과 설비에 투자해야 할 수 있으며, 승인과 검토절차를 강화할 수도 있다. 보험료와 외부 전문서비스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모든 리스크를 가능한 한 낮추려고 하면 기업의 비용과 업무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 통제가 지나치게 복잡하면 업무속도가 느려지고 새로운 사업이나 혁신을 방해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대응방안을 선택할 때에는 해당 조치가 리스크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와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대응 과정에서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업무와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응 이후에도 어느 정도의 위험이 남는지 역시 중요한 판단 대상이다.
다만 모든 리스크 대응을 단순한 비용과 손실의 비교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안전과 중대한 법규 위반,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적 책임처럼 재무적 계산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도 있다. 비용과 효과의 비교는 경제적 판단과 함께 기업이 져야 할 책임을 고려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리스크 대응을 통제로 구체화한다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결정만으로 위험이 실제로 줄어들지는 않는다. 선택한 대응방안을 구체적인 업무와 책임, 절차와 시스템에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적절한 자금지출 위험을 낮추기로 했다면 중요한 지급에 별도의 승인절차를 둘 수 있다. 거래를 등록한 사람이 자신의 거래를 직접 승인하고 지급하지 못하도록 업무를 분리할 수도 있다. 사이버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접근권한을 제한하고 시스템의 이상징후를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공급중단 위험을 낮추기 위해 대체 공급자를 확보하거나 적정 재고를 유지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장치가 통제이다. 통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고, 이미 발생한 문제를 발견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에는 영향을 제한하고 복구를 지원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통제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통제가 어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것인지 분명해야 하며,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수행하는지도 정해져 있어야 한다. 예외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보고하고 대응할 것인지도 명확해야 한다. 이 관점에서 통제는 리스크 대응방안을 실제 조직의 행동과 업무방식으로 전환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잔여 리스크를 다시 평가한다
대응과 통제를 적용하더라도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일정한 위험은 남게 되며, 이렇게 대응 이후에도 남아 있는 위험이 잔여 리스크이다.
기업은 잔여 리스크가 감수 가능한 수준인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스템에 여러 보안통제를 적용하면 사이버공격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지만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영향 역시 여전히 클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은 추가적인 통제가 필요한지 판단하거나 사고 대응과 복구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반대로 현재의 잔여 리스크가 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대응은 한 번의 조치로 끝나지 않는다. 대응을 실행하고 → 남은 리스크를 확인하며 → 감수 가능한 수준인지 판단하고 → 필요한 경우 추가로 대응하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 리스크를 단순히 ‘해결 완료’로 표시하는 것보다 현재 어떤 위험이 남아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응조치의 실행과 효과를 확인한다
좋은 대응계획을 세워도 실제로 실행되지 않으면 위험은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대응조치에는 명확한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 누가 무엇을 할 것인지와 언제까지 완료할 것인지를 정해야 하며, 필요한 인력과 예산도 제공되어야 한다.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지연되는 경우에는 그 이유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조치를 완료했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리스크가 줄어들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새로운 통제가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지, 발생 가능성이 낮아졌는지,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영향이 줄어드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새로운 통제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효과를 확인한 뒤 필요하면 리스크를 다시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수정해야 한다. 따라서 리스크 대응의 전체 흐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대응 선택 → 실행 → 효과 확인 → 잔여 리스크 재평가 → 추가 대응 또는 수용
리스크 대응은 계획을 작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선택한 대응이 실제로 작동하고, 그 결과 남은 위험이 기업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인지 확인하는 것까지가 리스크 대응이다. © grc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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