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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윤리와 기업윤리를 이해하다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수행한다. 그러나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을 이익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기업은 고객과 임직원, 주주와 투자자, 협력회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계를 맺으며 활동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어떤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가, 기업의 의사결정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기업과 그 구성원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경제적 판단만으로 답하기 어렵다.

여기에서 비즈니스 윤리(Business Ethics)와 기업윤리(Corporate Ethics)의 문제가 시작된다.

윤리란 무엇인가

윤리학은 개인이나 사회의 도덕적 가치와 기준을 검토하고, 그러한 가치와 기준이 합리적이고 올바른 이성에 의해 지지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우리에게 어떤 도덕적 가치와 기준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가치와 기준이 옳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사회에서 오랫동안 받아들여진 규범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합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우리가 마땅히 따라야 할 기준인지는 다시 검토할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의 도덕적 기준이나 자신이 속한 사회의 가치와 기준에 의문을 제기할 때 윤리학적 탐구가 시작된다.

따라서 윤리학은 단순히 사람들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떠한 가치와 기준이 합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판단하려 한다.

윤리학의 중요한 목적은 우리가 지녀야 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도덕적 가치와 기준을 탐구하고 정립하는 데 있다.

비즈니스 윤리란 무엇인가

비즈니스 윤리는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활동에서 제기되는 윤리적·도덕적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반면 윤리는 인간의 선택과 행동에 적용되는 도덕적 가치와 기준을 검토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려 한다.

비즈니스 윤리의 중요한 특징은 이처럼 서로 다른 목적과 판단 기준이 만나는 영역을 다룬다는 데 있다.

기업이나 개인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인 것은 아니다. 중요한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선택과 행동을 어떠한 도덕적 가치와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이다.

어떤 의사결정이 기업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부당한 손해를 발생시킨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은 행동이라도 사회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면 기업과 구성원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개인의 이해관계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면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가.

비즈니스 윤리는 이러한 문제를 다룬다.

따라서 비즈니스 윤리는 단순히 기업에 도덕적 행동을 권고하는 분야가 아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선택과 행동을 도덕적 가치와 기준에 따라 검토하고 판단하는 학문적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윤리란 무엇인가

기업윤리는 일반적인 도덕윤리가 아니라 기업이라는 조직의 윤리 문제를 다룬다.

기업의 정책과 조직, 경영활동에 어떠한 도덕적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그러한 기준을 기업의 시스템과 기업에서 활동하는 개인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따라서 기업윤리는 도덕적 규범과 가치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분석을 통해 도출한 가치와 기준을 기업의 실제 활동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까지 다룬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윤리를 이해하려면 기업이라는 조직만 살펴보아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이 활동하는 사회의 가치와 제도, 기업 내부에 형성되어 있는 조직문화, 기업의 정책과 의사결정 구조, 그리고 실제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구성원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 조직이지만 기업의 의사결정과 행동은 결국 그 조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윤리와 비즈니스 윤리는 같은가

기업윤리와 비즈니스 윤리는 현실에서 흔히 동일하거나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두 개념을 엄밀하게 구분하면 그 범위에는 차이가 있다.

기업윤리는 기업이라는 조직의 윤리이며, 보다 넓은 의미의 비즈니스 윤리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비즈니스 윤리가 이익 활동과 관련된 도덕적 가치와 기준을 판단하는 문제를 다룬다면 그 대상은 기업이라는 조직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의 윤리, 기업이라는 조직의 윤리, 그리고 실제 비즈니스 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의 윤리까지 포함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비즈니스 윤리 못지않게 개인의 비즈니스 윤리도 중요하다. 기업의 정책을 결정하고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주체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윤리적 책임의 주체는 기업인가, 개인인가

여기에서 기업윤리의 중요한 질문 하나가 제기된다.

기업 자체에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아니면 기업에서 실제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개인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일부에서는 기업 자체에는 도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인간과 같이 이성을 지닌 존재가 아니며, 기업의 선택과 행동이라고 부르는 것도 결국 기업 구성원인 개인들의 선택과 행동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는 궁극적인 주체 역시 기업이라는 추상적인 조직이 아니라 기업 안에서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는 개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간단하게 결론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대의 기업은 수많은 개인이 참여하는 조직이며 정책과 규정, 권한과 책임, 의사결정 절차와 조직문화 등을 통해 움직인다. 따라서 기업의 행동을 특정 개인의 행동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기업의 도덕적 책임과 개인의 도덕적 책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기업윤리와 비즈니스 윤리에서 계속 검토해야 할 중요한 연구 과제이다.

비즈니스 윤리는 왜 GRC와 연결되는가

비즈니스 윤리와 기업윤리를 이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중요한 실무적 문제가 나타난다.

기업이 어떤 가치와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그 가치가 실제 경영활동에서 구현되지 않는다.

윤리적 원칙이 실제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구조와 책임체계가 필요하고, 기업의 목적 달성을 위협하는 불확실성을 관리해야 하며, 법률과 규정 및 기업 내부의 정책과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는 제도와 절차가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GRC(Governance, Risk Management, Compliance)를 생각할 수 있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조직이 어떠한 구조와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고, 권한을 행사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질 것인가와 관련된다.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는 조직의 목적 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파악하고 평가하며 대응하는 활동과 체계를 다룬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는 기업에 적용되는 법률과 규제뿐 아니라 기업이 준수하기로 한 내부 정책과 행동기준 등이 실제 조직에서 지켜지도록 관리하는 문제와 관련된다.

여기에 내부감사(Internal Audit)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부감사는 조직의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 및 통제 프로세스를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고 개선하는 기능과 연결된다.

비즈니스 윤리와 GRC가 동일한 개념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영역은 책임 있는 기업경영이라는 문제에서 서로 만난다.

비즈니스 윤리와 기업윤리가 “기업과 구성원은 어떤 가치와 도덕적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면, GRC는 그러한 원칙과 책임이 “기업의 구조와 제도, 의사결정과 업무 프로세스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관리될 것인가”라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한다.

따라서 기업의 책임 있는 경영을 이해하려면 윤리적 가치와 개인의 판단만을 보아서도 안 되고, 조직의 제도와 시스템만을 보아서도 안 된다. 가치와 행동, 개인과 조직, 원칙과 시스템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

비즈니스 윤리에서 기업윤리로, 다시 거버넌스와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와 내부감사로 관심을 확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grc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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