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는 기업 경영에서 널리 사용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리스크 또는 관리라는 말을 지나치게 좁은 의미로 사용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범위도 함께 좁아지는 경우가 있다.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리스크란 무엇인지, 그리고 관리란 무엇인지를 각각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리스크 관리 펀드멘탈(The Failure of Risk Management)]의 저자 더글러스 허버드는 리스크와 리스크 관리를 비교적 명확하게 정의한다.
리스크란 무엇인가
리스크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특정 손실, 재앙 또는 기타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할 확률과 그 규모.’ 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좋지 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정의는 리스크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긴 정의에는 리스크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들어 있다.
하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 즉 확률이다. 다른 하나는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손실이나 영향의 크기이다.
따라서 리스크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어떤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와 발생했을 때 어느 정도의 손실이나 영향을 가져올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어떤 것이 리스크가 될 수 있는가
리스크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자연재해가 발생할 수 있고, 대규모 제품 리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주요 채무자가 부도에 빠질 수 있으며, 해커가 민감한 고객 정보를 공개할 수도 있다.
해외 사무소가 위치한 지역에서 정치적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고, 작업장 사고로 부상자가 생길 수도 있다. 감염병으로 공급망이 마비되는 상황도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에 해당한다.
개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출근길의 자동차 사고, 실직과 같은 예상하지 못한 사건 역시 리스크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앞으로 어떤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다면 그것이 리스크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관리란 무엇인가
리스크 관리의 두 번째 개념은 관리(Management)이다. 관리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한 기획, 조직화, 조정, 통제 및 자원의 배치.’ 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가지고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의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와 자원이다. 관리란 단순히 어떤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활동이다.
기업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 인력과 시간, 자금 등은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관리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여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판단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리스크와 관리라는 두 개념을 결합하면 리스크 관리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의 첫 번째 과제는 리스크를 알아내는 것이다. 현재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 그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리스크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리스크를 줄이거나 통제하려면 먼저 리스크가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확인된 리스크를 평가하고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모든 리스크에 동일한 자원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관리한다고 해서 모든 리스크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리스크 관리에서는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다. 리스크는 비즈니스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사업을 수행하는 이상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무조건 최소화하려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가 되기 어렵다. 또한 기업이 더 나은 기회를 추구하는 과정에서는 일정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리스크 관리는 리스크를 단순히 줄이는 활동이라기보다, 기업이 감수하고 있는 리스크를 파악하고 그것을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활동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리스크 관리는 다른 경영활동과 마찬가지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기업에는 무한한 인력이나 비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발견된 모든 리스크에 동일한 수준의 대응을 할 수는 없다. 먼저 리스크를 식별하고 평가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에 따라 필요한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리스크를 식별하고 평가하여 우선순위를 부여한 뒤,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의 발생 확률이나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를 모니터링하고 통제하기 위해 자원을 조정되고 경제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
이를 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모험을 걸어 보는 것에 관해 똑똑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짧은 표현에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한 특징이 담겨 있다. 비즈니스에서 리스크를 완전히 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리스크를 감수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리스크 관리와 전사적 리스크 관리
리스크 관리에는 다양한 방법과 접근법이 존재한다. 오늘날에는 기업의 리스크를 특정 분야나 개별 부서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기업 전체의 관점에서 관리하려는 접근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을 나타내기 위해 리스크 관리 앞에 ‘전사적(Enterprise)’이라는 표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전사적 리스크 관리(Enterprise Risk Management, ERM)라고 한다.
ERM은 리스크 관리를 기업 전체의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접근이다. 즉 특정한 하나의 리스크만을 독립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직면하는 다양한 리스크를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파악하고 관리하려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는 리스크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리스크 관리는 단순히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활동이 아니다. 먼저 기업이 어떤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지 알아내고, 그 리스크의 가능성과 영향을 평가하며,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여 그 리스크를 적절하게 줄이고, 모니터링하고, 통제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활동에는 리스크가 본질적으로 존재하며 모든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위험을 모두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를 알고, 그 리스크의 크기와 원인을 이해하며,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여 보다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있다.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것은 결국 리스크를 감수하는 일에 보다 현명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grc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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