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은 기업을 실제로 운영하는 주체이다. 이사회가 기업의 주요 방향을 정하고 경영진을 감독한다면, 경영진은 그 방향을 구체적인 전략과 업무로 전환하여 실행한다.
그러나 경영진을 단순한 집행자로 이해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경영진은 사업환경을 분석하고 전략을 제안하며, 사람과 자원을 배분하고, 리스크·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와 기업문화에 일차적인 책임을 진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 구분
이사회와 경영진은 긴밀하게 협력하지만 역할은 다르다. 이사회는 기업의 방향과 주요 정책을 정하고 경영진을 감독한다. 경영진은 그 방향을 구체적인 계획과 업무로 전환하고 기업을 운영한다.
이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사회는 방향을 정하고 감독하며, 경영진은 전략을 실행하고 기업을 운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양자의 경계는 언제나 명확하지 않다. 이사회가 경영진의 일상적인 업무까지 지나치게 간섭하면 경영진의 자율성과 책임이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이사회가 모든 판단을 경영진에게 맡기면 감독 기능이 형식화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누가 모든 것을 결정하느냐가 아니라 의사결정의 수준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다.
전략 실행과 자원 배분
경영진의 중요한 역할은 전략을 실제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과 이사회가 승인한 방향을 사업계획, 조직과 업무, 예산과 인력배분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사업별 목표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인력과 자금을 배분하고, 조직구조와 업무 프로세스를 설계하며, 성과지표와 평가기준을 정하는 것도 경영진의 역할이다.
이 과정에서 자원 배분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실제로 어디에 사람과 자금을 투입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고객 안전을 중요하게 말하면서 품질과 안전에 필요한 자원을 줄인다면 전략과 실행은 일치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혁신을 강조하면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축소한다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경영진의 책임은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에 맞게 조직의 자원과 행동을 배치하는 데 있다.
리스크·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일차적 책임
경영진은 기업의 업무를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리스크와 내부통제, 컴플라이언스에 일차적인 책임을 진다. 리스크 관리 부서가 존재한다고 해서 리스크의 책임이 그 부서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컴플라이언스 부서가 있다고 해서 법규와 내부정책을 준수할 책임이 경영진과 현업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내부감사도 경영진을 대신하여 통제를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다.
경영진은 주요 리스크를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 필요한 내부통제를 설계하고 운영하며, 통제 실패와 위반사항이 발생하면 대응해야 한다.
또한 구성원에게 책임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 정보와 교육, 시스템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 경영진의 책임은 결국 기업의 전략과 운영, 리스크와 통제를 하나의 경영책임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사회에 대한 보고와 에스컬레이션
이사회가 제대로 감독하려면 경영진으로부터 정확하고 적시성 있는 정보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이사회에 대한 보고는 경영진의 중요한 설명책임이다.
좋은 보고는 좋은 성과를 보여주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다. 계획과 실제 결과의 차이, 중요한 리스크와 불확실성, 내부통제 실패와 컴플라이언스 위반, 경영진이 사용한 주요 가정과 대응계획까지 포함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불리한 정보이다. 이사회에 좋은 정보만 제공하면 감독의 의미가 약화된다. 중대한 문제가 나타났다면 어느 시점에 이사회에 보고할 것인지, 즉시 에스컬레이션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정해져 있어야 한다.
경영진의 보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위임받은 권한에 대한 설명책임이다.
성과·책임·기업문화
경영진은 기업의 성과에 책임을 진다. 그러나 거버넌스에서는 무엇을 달성했는가만큼 어떻게 달성했는가도 중요하다. 높은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고객을 기만하고, 임직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며, 법과 내부통제를 무시했다면 책임 있는 경영으로 보기 어렵다.
경영진의 행동은 기업문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구성원은 경영진이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떤 행동을 실제로 보상하고 어떤 행동을 묵인하는가를 본다. 성과가 높은 구성원의 위반행위를 계속 용인한다면 조직은 성과가 규칙보다 중요하다고 학습할 수 있다.
반대로 경영진이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고 개선을 요구한다면 문제를 보고하고 수정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경영진은 기업의 성과뿐 아니라 그 성과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문화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 © grc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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